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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고당도 줄거리 결말 포함 리뷰 - 뇌사 아버지와 장례 사기극 (강말금, 봉태규)

by onstory12 202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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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당도 이미지 스틸컷

고진감래 가족 희비극, 영화 고당도 리뷰 : 달콤함 뒤에 숨겨진 씁쓸한 가족의 맛

최근 개봉한 영화 고당고는 뇌사 상태인 아버지의 임종 앞에서 벌이는 한 가족의 기묘하고도 씁쓸한 장례 사기극을 그린 고진감래 가족 희비극입니다. 강말금, 봉태규 등 탄탄한 배우들의 앙상블과 신예 권용재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우리 사회의 팍팍한 현실과 '가족'이라는 이름의 복잡한 의미를 되묻게 합니다.

1. 뇌사 아버지와 절박한 가족의 재회 - 비극의 시작

간호사 선영(강말금)은 수년간 뇌사 상태인 아버지를 홀로 돌봐왔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임종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던 남동생 일회(봉태규)의 가족이 병원으로 들이닥칩니다. 일회는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아 있으며, 그의 아들 동호(정순범)는 어렵게 의대에 합격했지만 등록금 납부 기한이 코앞입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일회의 아내 효연(장리우)의 실수로 미리 작성해 놓았던 아버지의 부고 문자가 가족과 지인들에게 발송됩니다. 이 실수는 돈이 절실한 이들에게 기회로 다가옵니다. 특히 조카 동호의 의대등록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함은 선영까지도 가짜 장례식을 치르자는 일회의 계획에 동조하게 만듭니다. 부의금이라는 물질적인 이득을 위해, 아직 숨이 붙어있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아주 조금 일찍'치르는 전대미문의 사기극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영화 고당도는 돈 문제로 얽힌 현실적인 비극을 극단의 상황으로 밀어붙이며 흥미진진한 시작을 알립니다.

2. 일사불란 장례 사기극 - 고모 금순을 향한 노림수

가짜 장례식의 핵심 목표는 바로 오랜시간 가족과 절연하고 살아온 고모 금순(양말복)의 재력입니다. 선영은 금순에게 큰 부의금을 받아 조카의 등록금과 일회의 빚 일부를 해결하려 합니다. 이들은 겉으로는 슬픔에 잠긴 유가족인 척, 속으로는 조문객들의 지갑을 계산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장례식장이라는 엄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일사불란한 연기는 때로는 블랙 코미디적인 웃음을, 때로는 씁쓸한 현실의 단면을 드러냅니다. 일회(봉태규)는 빚쟁이들에게 들킬까 노심초사하고, 효연(장리우)은 조문객을 관리하며 돈계산에 골몰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주도하지만 동시에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선영(강말금)의 모습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특히 재력 있는 금순 고모의 등장은 이 사기극에 긴장감을 더하며,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가 됩니다.

3. 숨 막히는 진실 공방과 갈등 - 가족의 민낯

가짜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가족 간의 해묵은 갈등과 비밀들이 수면 위로 떠옯니다. 아버지의 임종을 둘러싼 선영(강말금)과 일회(봉태규)의 과거사, 그리고 이들 남매를 오랫동안 외면했던 고모 금순(양말복)의 사정까지 얽히면서, 장례식장은 일종의 가족 공청회처럼 변모합니다. 특히, 아버지의 부재가 아닌 돈 때문에 뭉친 이들의 관계는 시종일관 불안정합니다. 부의금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누가 더 이 상황에 책임이 있는가 등의 문제로 사사건건 부딪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 고당도는 가족이 단순히 사랑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부양과 돌봄의 책임이라는 현실적인 의무, 그리고 물질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들의 갈등은 비단 이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오늘날 많은 가족이 겪고 있는 씁쓸한 현실을 대변합니다.

4. 파국을 향한 질주- 통제 불능의 상황과 양심

영화 고당도의 가짜 장례식은 일회(봉태규)의 빚쟁이들이 들이닥치고, 아버지의 실제 위독 상태가 악화되는 등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습니다. 선영(강말금)이 계획했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서, 가족들은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듭니다. 특히 조카 동호(정순범)가 이 상황을 지켜보며 느끼는 허무함과 죄책감은 이 사기극의 도덕적 무게를 더합니다. 가족들은 절박한 현실과 양심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지만, 진짜 임종이 다가오고 장례식이 파국을 맞으면서 이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무엇을 잃고 있었는지를 깨닫기 시작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 고당도는 단순한 사기극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가족의 유대감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금순고모(양말복)가 던지는 날카로운 한마디들은 가족의 위선과 이기심을 꼬집으며 관객들에게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5. 결말 - 떫은 맛 속에 찾아낸 가족의 고당도

결국 장례 사기극은 처절하게 마무리되지만, 영화 고당도는 이 파국 속에서 가족의 역설적인 재결합을 보여주며 여운은 남깁니다. 아버지는 결국 임종을 맞이하게 되고, 장례식은 비록 불순한 동기로 시작되었을지라도, 마지막 순간에는 이들이 함께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자리가 됩니다. 가족들은 돈 때문에 뭉쳤다가, 돈 때문에 갈등했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쉽게 끊어낼 수 없는 끈을 다시 확인합니다. 특히, 선영(강말금)은 자신의 희생과 책임감으로 동호(정순범)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일회(봉태규)는 결국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함을 깨닫습니다. 영화의 제목 고당도가 부고(故)에 도달한다는 의미와 제철 과일처럼 성숙해지는 가족을 동시에 암시하듯, 이들은 떫고 쓰디쓴 경험을 통해 비로소 가족의 진정한 고당도, 즉 미우나 고우나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삶의 모든 맛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록 사기극의 대가는 뼈아팠을지라도, 이들은 가족에게 유대감은 대체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답을 각자의 방식으로 찾아냅니다.

총평 - 현실 밀착형 블랙 코미디가 던지는 질문

영화 고당도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가족 간의 갈등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가짜 장례식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에 녹여내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달콤한 부의금을 좇는 이들의 모습은 씁쓸하지만, 그 이면에 깔린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절박함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권용재 감독은 희극과 비극을 절묘하게 오가며, 가족이란 가장 사ㄹ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남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끊어낼 수 없는 유대라는 아이러니를 완숙하게 그려냅니다.